정치

'로버트 김의 편지' <12>

여동활 2014. 1. 16. 12:01

[로버트김 편지]통일, 일단 북한주민들 먹이고 보자
    기사등록 일시 [-- ::]    최종수정 일시 [2014-01-16 08:49:53]
【워싱턴=뉴시스】'로버트 김의 편지' <12>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경제구상과 통일구상이 생각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나라가 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나는 남북을 합친 8000만 인구가 하나의 경제시스템에서  

살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매력적인 나라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말씀하는 것 같아 놀랐다.

최근 나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학설을 펼친 외국의

한반도 전문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남한이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북한에 있는 인적자원과 천연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면 한국은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통일은 대박이다"와 상통하는 의미일 것이다. 통일이

1~2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이러한 때가 곧 오리라고 믿는다.

남북이 갈라진 지 벌써 70년이 다 되어온다. 그동안 우리 한민족은 분단으로 문화가

단절되었고 다른 사회체제에서 살면서 언어뿐 아니라 생각까지도

이질감을 갖게 되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 사는 남한사람은 세계를 상대하면서 살아왔다.

모든 가정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첨단컴퓨터를 통해

세계의 문화를 접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북한 동포들은 세상을 모르고 살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촉하지 못한 채 당이 선전하는 고정된

프로그램만 TV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북한의 공포정치 하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엄두도 못 내고, 당이 시키는대로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장성택의 숙청에서 보았듯이 당명을 거역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시민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의 의식주 수준은 우리가 겪었던 1950년대의 그러한

수준이라고 한다. 남북한 사이의 이질감 때문에 당장은 함께 살기 어렵지만,

민간 베이스인 국제 NGO와 남한의 NGO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곡물을 비롯해

다른 생필품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면 이질감은 점점 동질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햇볕정책이 될 것이다.

북한 인구 2400만명에서 군대 100만명과 300만명의 평양시민을 빼면 2000만명의

북한주민이 구호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서울 인구의 두 배도 안 되는 인구다.

우리가 이 2000만명에게 일용할 양식을 북한당국의 간섭 없이 직접 전할 수 있다면

통일은 앞당겨질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에게 이런 햇볕정책을 수용할 아량이 있는지 인데, 계속 문을 두드려 보자.


지금 우리나라는 초등학생을 상대로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2014년 예산에서 무상급식을 위해 2조원을 책정했다고 하는데,

시민단체에서는 3조원이 든다고 한다. 이것은 금년예산의 1%도 안 된다.

그리고 무상급식은 모든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말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방학 때도 끊기는 일 없이 지속적으로

무상급식은 진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복지다.

그 남은 예산으로 2000만명의 북한주민을 먹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가 남아도는 쌀을 농민들로부터 수매해서 NGO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전달하면 우리 농민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 그 밖에도 돈 나올 데는 많다.

대통령도 지적했지만, 우리나라의 방만해진 공기업에서 누수되는 돈이 너무 많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비효율적 운영으로 허비하는 돈도 너무 많다.

이런 돈을 통일비용의 바구니에 넣으면 이것으로 북한주민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남한 자본으로 북한에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북한 주민들은 일을 해서

수입이 생기고, 생활수준도 향상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염려하는

통일비용은 최소화 될 것이다. 개성공단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고

북한정부를 위한 기업이기 때문에 더 이상 북한에 이러한 공단을 세워서는 안 된다.

이는 통일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더러는 통일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다. 통일비용은 그들을 처음 몇 년간 먹이는 비용이면 된다.

그 후부터의 비용은 자급자족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들이 남한자본으로 만든 공장에서 일을 하건, 공사장에서 일을 하건,

그곳에서 받는 수입이 통일비용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두려워하는 흡수통일이 아니게 된다.

이를 위해 북한당국의 관여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한 당국은 지혜를 짜내야 한다. 지금 북한은 북한주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

 남한정부가 북한주민의 식생활을 책임지면서 남한자본이 직장을 제공하겠다고

건의하고

 그것이 현실화되면 그 때부터 통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

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