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로버트김 편지]지적 수준 높은 우리 국민들, 어쩌다가…

여동활 2014. 1. 2. 10:47

참고 * 미국대사관 해군무관 백동일 대령의 요청으로 대북한 잠수함정보를 넘겨주다 발각되어 10년동안 미국연방교도소에 수감된 ,미국해군성 문관 로버트김 ,

당시 김영삼정부는 한국과 상관없는 개인적일이라 치부해버렸다,

그후 로버트김은 미국시민권자의해택을 모두 박탈당하고 현제 미국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뉴시스】'로버트 김의 편지' <10>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우리 대한민국이 좀 더 어른다운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도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사람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도 안 되고, 다음 선거까지 4년이 더 남았는데, 벌써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는 개념 없는 정치인들, 세계 노동자들 중에서 생산성이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데도 돈을 더 달라고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회사의 경영권까지 좌지우지하려는 자동차조립 노동자들,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철도산업을 마비시키고 시민들의 발목까지 묶어놓고 명분도 확실하지 않는 주장을 하는 철도 노동자들, 시민의 혈세를 가지고 비효율적인 호화청사를 짓는 비전 없는 지방자치단체장들, 투자자들의 돈으로 회사를 경영하면서 그들 모르게 비자금을 만들어 자기 배를 채우는 욕심 많은 CEO들, 북한의 대남정책을 옹호하는 종교단체들,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몰상식적인 일들을 저지르는 시민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한심스러운 일들이 우리나라에 너무나 많았다.

이런 것을 보면서 세계에서 교육수준이 가장 높다고 자부하는 우리 국민들의 지적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해에는 정치인들, 노동자들, 지방자치단체장들, 기업가들, 종교단체 등 모두가 자식의 이익보다는 국가, 그리고 자신이 속한 조직과 회사를 먼저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조국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뭔지 찾아서 실천하기를 바란다.

지금 북한정권은 남한을 정복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그리고 탱크와 대포를 가지고 100만이 넘는 인민군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들의 80%가 서해 5도를 비롯해 휴전선 근처에 집결하여 대포를 청와대를 비롯한 남한의 중요시설에 조준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들은 불안해하지도 않고 모르는 척 하고 있다.

우리 한반도는 주변 강국들에게 둘려 싸여 그들의 먹이 신세가 되어 오랜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선대와는 달리 지금 남한 사람들 대부분은 침략과 전쟁을 경험하지 못하고, 한국 역사에서 가장 긴 평화를 누리며 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안전 불감증을 탓하기는 어렵지만, 국가가 나서서라도 북한의 호전성을 알리고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야 한다.

이제는 일본이 그들의 헌법까지 고쳐가면서 무장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진출을 막기 위해 한반도를 방패삼으려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러한 동북아 정세 상황을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맘 때만 되면 미국의 아팔라치안 산맥에 위치한 앨런우드 미연방교도소 생각이 난다. 그곳의 겨울은 춥기도 하지만 눈도 많이 온다. 교도소는 일반 시민들의 마을도 볼 수 없고 지나가는 자동차도 볼 수 없는 외딴 곳이다. 그곳에 1200명의 수감자들이 4개의 막사에 나뉘어져 생활하는데, 그곳에 갇혀있는 인간이라는 동물을 구경이라도 하듯이 높게 둘러싼 철조망 밖에서 사슴들 만이 우리를 힐끔힐끔 보면서 지나간다. 나는 그런 어둡고 추운 곳에서 8년을 살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큰 식당(이곳에서는 식당을 Main Line이라고 부른다)에서 하루 세 번 식사를 한다.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에는 특식이 나온다고 해서 모든 수감자들이 방한복 유니폼을 입고 이곳으로 모이는데, 춥고 눈이 오는 날이면 눈을 맞으면서 밖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교도소에서는 우산이 무기가 되기 때문에 우산이 없다.

나는 이때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크리스마스가 몇 번만 더 지나가면 집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이런 날에는 집에 전화를 건다. 이 전화도 10분이면 자동으로 끊긴다. 명절이면 타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이들도 집으로 와서 함께 밥을 먹는다. 식사시간에 전화라도 하게 되면 음식을 먹느라 쇠붙이 수저가 사기접시에 부딪히는 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들려온다. 이 소리는 교도소에서 플라스틱 식기만을 사용하는 나에게는 꿈처럼 아련하고, 향수에 젖게 한다.

이제 나는 이런 향수에 더 이상 젖을 필요가 없다. 다만 고국을 그리워하는 향수 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고국이 좀 더 선진국이 되고 온 국민이 선진국 사람이 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