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광부 출신들 모임 고창원 회장
탄광까지 와 눈물의 감동 연설, 타국생활 고난 이긴 원동력 돼
간호사 포함 1000명 모금 참여
"박정희 대통령은 재독(在獨) 동포의 자존심과 정체성의 상징과 같은 분입니다. 우리 파독(派獨) 광부들은 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하신 연설을 잊지 못합니다. 그 연설이 광부와 간호사들이 힘겨운 현실을 견디는 원동력이 돼 주었습니다."독일로 파견됐던 한국인 광부 출신들의 모임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가 독일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기념관을 만든다. 고창원(57) 글뤽아우프회 회장은 "파독 50주년인 후년에 앞서 내년 말까지 독일 중부 에센에 있는 재독한인문화회관 옆에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 고창원(57) 글뤽아우프회 회장이 재독한인문화회관 옆에 세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기념비의 예정지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의 동상·기념비는 건립추진위가 만든 가상도이다. /이혜운 특파원
글뤽아우프회는 지난 2월 재독간호사협회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비문 및 동상 건립 추진을 위한 모임'을 출범시켰다. 6월 말에는 '고 박정희 동상 건립에 관한 공청회'도 열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동상과 정원 조성을 위한 시안까지 마련했다. 총비용은 3억5000만원. 고 회장은 "독일의 한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캐나다 등에 사는 1000여명의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들이 모금에 대거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3m 높이의 청동으로 만든다. 재독한인문화회관 옆 마당에 진달래와 무궁화로 태극기 형상의 '조국의 정원'을 조성하고, 그 가운데에 동상과 기념비를 세운다. 비(碑)에는 고 육영수 여사의 얼굴도 부조로 넣고, 이번 사업을 위해 기부한 이들의 이름도 새기기로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은 문화회관 지하 1층에 들어선다. 그의 독일 방문 시절 자료들을 비롯,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고생스럽지만 자부심 가득했던 독일 생활을 전하는 물건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