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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인들, 해외 한인사회 흔들지 말아야

여동활 2011. 3. 22. 09:03

사설·칼럼
독자의견

[편집자에게] 한국 정치인들, 해외 한인사회 흔들지 말아야

 

입력 : 2011.03.21 22:32

박선근 좋은 이웃 되기 운동본부장·미국 조지아주 거주

최근 한국에서 재외동포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법을 바꾸자 한인사회에서는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이들은 교포사회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모아 식사를 대접하며 자기들의 정당을 지지하라고 회유한다. 이들은 미국의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 '통일'이나 '화해' 같은 비정치적 이름을 쓰고 있지만 역시 변칙적 선거운동일 뿐이다. 어느 정치인들은 "한인사회의 화합을 책임지겠다"고 선언하고, 또 다른 이들은 "해외교포는 한국의 재산"이라면서 우리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미주 한인사회를 한국과 자기 당(黨)의 식민조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한인들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정착한 미국에 '한인들도 미국 발전에 기여하는 민족'이란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미국에서 외로운 '이방인'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에 이민 온 한인들은 더는 한국인이 아님을 모두가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친정을 떠나 미국이라는 시집으로 온 새댁처럼 시집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좀 조용하다 하면 한국 정치인들이 와서 자기들과 동조하면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는 것 같은 냄새를 풍겨 한인사회 지도자라는 사람들에게 바람을 불어 넣고 떠나간다.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절실히 부탁한다. 한인사회가 미국에 뿌리내리는 데 장애가 될 어떤 행위도 일절 중단하기 바란다. 한인 이민자들이 이미지를 개선하면서 미국의 실세로 성장한 후 한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우리를 내버려 두어야 한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에게도 간곡히 부탁한다. 한국의 정치인들과 아무리 어울려 봐도 돌아오는 것이 없음을 이미 겪어보아서 알고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조차 '시집'보다는 '친정'에만 관심을 둔다면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아메리칸 드림'은 누가 이뤄줄 것인가?

한인계 미국인들에게도 부탁한다. 독립전쟁 당시 영국계 이민자들이 영국군을 향해 총을 쏘게 했던 그 어려운 결정이 미국의 독립을 가져 왔다. 하지만 바로 그 영국계 이민자들이 오늘 영국을 돕고 있다. 미국은 우리의 충성을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화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친정인 한국은 가슴에 묻어 두고, 한국의 그늘로부터 서둘러 독립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나라의 실세로 발전하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