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자가 마음대로 써” 박정희 대통령이 준 6000만원이 종잣돈

여동활 2011. 1. 28. 00:21

임자가 마음대로 써” 박정희 대통령이 준 6000만원이 종잣돈 [중앙일보] 입력 2011.01.27 03:00 / 수정 2011.01.27 11:07

재단 졸업생 9만7000명 넘어

이대공 이사장
포스코가 40년 동안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유치원, 초·중·고교 12곳과 POSTECH에 투자한 출연금은 1조9170억원이다. 교육 투자는 1971년 당시 6000만원(현재 60억원 상당)의 종잣돈으로 시작됐다. 포항제철소 1기(103만t 규모)를 세울 때 포스코가 보험회사에 설비 보험을 들어야 했는데 이때 보험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다. 당시 박태준 사장은 이 돈을 들고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갔다. 박 대통령은 “임자가 쓰고 싶은 데 마음대로 써”라며 돈을 박 사장에게 돌려줬다. 결국 이 돈은 포스코교육재단의 전신인 제철장학회(2002년 포스코교육재단으로 개명)의 설립자금이 됐다.

 재단은 71년 설립 직후 포철 단지 안에 효자유치원을 세웠다. 교사사업의 첫 단추를 젊은 부부의 육아 문제로 끼운 것이다.

 이대공(70)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쇠를 만드는 공장보다 사람을 만드는 학교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게 박 명예회장의 소신이었다”며 “그 결과 유치원, 초·중·고, 대학까지 일관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40년간 재단 산하 학교를 졸업한 인원만 9만7000여 명. 자율형 사립고인 포철고는 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21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고교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로 학교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학령 인구 수가 급감하면서 2006년 유치원 두 곳이 폐쇄됐다.

 재단은 2013년 포항외국인학교를 설립하고, 포철고와 광양제철고에 기숙사를 건립해 전국적으로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명문 학교가 있는 도시는 무너지지 않는다”며 “수도권에 몰리는 인구가 교육도시인 포항과 광양으로 오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강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