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정희 대통령, “도망가지 마라”.미국과 일본에서 차관 얻는데 실패

여동활 2009. 2. 19. 09:15

미국과 일본에서 차관 얻는데 실패…........박정희 대통령,  “도망가지 마라”



 


조선 大國 만든 두 사람

지금은 비교도 안 되는 규모지만 세계에서 7개국밖에 소유하지 못하고 있던 50만t급 조선소 건설을 우리 정부에서 계획했던 것이 1972년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정부에서는 한국의 산업 형태를 중화학공업으로 선회하지 않으면 미래의 산업 중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조선소 건설 아니겠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에요, 하하하.”

당시 정부는 조선소가 완공되면 연간 2억5000만 달러의 외화 획득이 가능해진다는 전망을 했고, 그 시점에 우리나라 수출 총액이 11억7300만 달러밖에 되지 않았던 점에 비춰볼 때 엄청난 금액인데, 과연 조선 산업이 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겠습니다. 그 중차대한 사업을 박정희 대통령이 회장님에게 추진하라고 할 때는 각별히 당부한 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하하하…, 당부고 뭐고 도망치려고 하다가 잽힌 거지요.

못 피우는 담배까지 대통령 앞에서 뻑뻑 피워대면서 버티기도 했고 말이지요.

담배는 대통령이 피우라고 주시니까 피할 수 없어서 피웠지만. (웃음 속에서 잠시 회상하다가)

 

사실은 조선산업이라는 게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게 아니에요. 그 얘기하면 내용이 많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모르고 있는데, 처음에 박 대통령이 고민을 무척 하셨습니다.

1, 2차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수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가지고 16년 동안이나 끌어왔던 무역 및 관세에 관한 일반협정(GATT) 가입도 하지 않았어요?

 

근데 수출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사력을 다해보았지만 GATT에 가입했어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 당시 경공업 중심의 노동집약 산업으로는 수출도 어렵고 경제 성장의 한계가 있었단 말이지요.

 

그렇다면 돌파구는 중화학공업을 추진해야 된다, 그렇게 판단하신 거예요.

그래서 3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기 전까지 중화학공업을 가시적으로 역동시킬 수 있도록 해야겠는데

그러자면 우선 필수적으로 육성해야 되는 게 뭐냐, 그게 조선이니까 1단계로 조선 산업을 선택한 겁니다.

 

그런 배경을 알아야 해요. 조선 산업을 하게 되면 물론 초기는 단순한 조선 공업 수준이 된다 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미래가 있는 거거든?

거대한 조선소를 만들고 초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만 있게 된다면 일시에 기계·철강·전기·전자·해운 등

수많은 연관 산업을 급성장시킬 수 있잖아요. 그걸 내다보신 거지요. 대단한 양반이셨지요.”

박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정부로부터 조선 산업에 대한 구상이나 정책에 대한

사전 정보를 들으신 게 있었습니까?


“그런 건 없었구요, 그냥 정부가 처음에는 4대 핵공장(4大 核工場)을 한다고 그랬어요.

4대 핵공장이라는 건 핵폭탄을 만드는 공장이 에이구요,

1968년에 박 대통령이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간 동안에 제철·종합기계·석유화학·

조선을 4대 국책 사업으로 설정하고 최대한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잖아요?

 

그게 4대 핵공장이지요. 그래가지고 조선소 얘기도 나온 건데,

첨에는 김학렬(당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씨가 운을 뗐어요. 나는 솔직히 회의적이었지요.”

▶1977년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고 박정희 대통령과 고 정주영 명예회장. 두 사람은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조선 대국으로 성장시킨 거목이다.


“도망치려다 잽힌 것”

왜 회의적으로 생각하셨습니까?


“조선소가 그냥 됩니까?

사람들이 울산에 현대조선소를 보러 와서는 얼마나 어렵게 건설했는지도 모르고

본래부터 조선소가 있었던 게 아니냐고 해서 그냥 웃었지만,

조선소 얘기가 나온 그때만 해도 부산에 ‘대한조선공사’가 있었어요

 

거기서 대충 1만여t급 배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게 창업 이래 계속 적자를 봤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파산하고, 파산 후에는 한진으로 넘어갔는데 생각해 보세요.

대한조선공사가 한번도 흑자를 보지 못하고 파산했을 정도니까

 

우리나라 조선업이라는 게 말처럼 쉽겠어요? 결코 쉬운 게 아니지요.

물론 조선기술자라는 것도 없었고 말이지요.”

그런 정도의 국내 여건에서 조선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일이었다는 말씀입니까?


“(회고해 보니 기막힌 시작이었기 때문인지) 허허헝, 도박도 돈을 거는 도박이 에이고

명(命)을 거는 도박이에요.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고비가 한두 번 있었던 게 아니에요.

하여간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있었지만 내가 반대를 하니까

 

하루는 김학렬씨가 대통령께서 찾는다는 겁니다. 그럴 땐 판단이 빨라야 해요.

아이고, 도망이다 하구선 도망갔다가 잽혔지요,

 

하하항. 근데 대통령의 의지가 여간 강하신 게 아니에요.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첨에는 자신이 없다고 했지만 워낙 눈빛부터 무서우니까 그러면 제가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지요.

 

그런데 조선소를 하려면 뭣보다 차관을 얻어야 해요.

우리도 그만한 돈이 없고 정부도 돈이 없으니까. 그러니 차관을 얻으려고 이웃부터 다녔어요.

미국이 우리하고 가깝지 않습니까? 일본하고 미국을 열심히 찾아대녔습니다.”

반응이 냉담했을 것 같은데요.


“일본이나 미국이, 너희는 후진국이고 그런 배를 만들 능력이 없다, 그렇게 나와요.

한번 시작해보겠다 했는데 그렇게 나오니까 영 맥이 풀려서 발길이 안 떨어져요.

그렇지만 한두 번 거절당했다고 멈출 수 있어요?

다시 여러 사람 찾아대녔는데 결국 다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러니 도리가 없지 않겠어요?

다시 대통령을 만나서 여기저기 다녔던 얘기를 하고 도저히 못하겠다고 그랬더니.....

‘도망가지 마시오! 절대 해야 돼!’ 이러시면서 호통을 치시잖아요.”<계속>

출처 :천사들의 소리바다 원문보기 글쓴이 : 초롱꽃